[퍼온글] 세상은...

2000.06.20 00:24

송광섭 조회 수:422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글인 거 같아서 올립니다. *************************************************************** 퇴근시간 즈음에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쏟아졌다. 도로 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다. 나도 이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들었다. 그 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청년이 서 있었다.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 분이 가세하셨다. 그런 다음 중년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 들었다. 출근시간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은 사람들로 금새 꽉 찼다. 사람들은 이 비좁은 틈에 서서 멀뚱멀뚱 빗줄기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이쪽으로 뛰어 오더니 이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로 덥석 뛰어들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 아주머니가 그 큼직한 엉덩이를 들이대면서 우리의 대열에 끼어 들자 그 바람에 맨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 나갔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보았다. 모두들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 척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셨다. "젊은이,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 길 저쪽으로 뛰어갔다. 한 사오 분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5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말했다. "세상은 절대 그런 게 아닙니다."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저쪽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쓰고 총총히 제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 거라네'라고 말한 할아버지만이 한참 동안을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우산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장대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 .......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서... 조금은... 아주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6 멀리 있다고... 훈~ 2000.06.21 397
235 Re: 멀리 있다고... 천승우 2000.06.21 537
234 미시 그놈 가슴 떨리게 하고 있어.. 우성민 2000.06.21 1006
233 용케도 찾아서 들어왔네요. 정식형제^.^ 조순정 2000.06.21 618
232 Re: 집회에 나갑니다. 이정은 2000.06.20 464
231 가면 죽는거야. 기훈아~~~ 넘버5~~(우정식) 2000.06.20 459
230 조금만 참아 주세요.... 우 정식^^ 2000.06.20 420
229 아래 의약 분업 글 꼭 읽어 주세요~ 수용이 2000.06.20 1242
228 싫어. 명규 2000.06.20 407
227 시험중이다.... 형미 2000.06.20 417
» [퍼온글] 세상은... 송광섭 2000.06.20 422
225 ^^ 성질이 불같아요... 명규 2000.06.20 395
224 Re: [퍼온글] 세상은... 수용이 2000.06.20 572
223 세잎크로바의 의미 장경일 2000.06.20 480
222 사과문.. promedia 2000.06.19 420
221 의약분업에 관해 글을 올립니다... 생각해 보세요 "필독입니다." 수용이 2000.06.19 677
220 비전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 김용태 2000.06.18 510
219 일곱난쟁이...(귀여버요) 장경일 2000.06.17 434
218 Re: 일곱난쟁이...(귀여버요) promedia 2000.06.19 406
217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장경일 2000.06.17 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