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2000.06.17 01:55

장경일 조회 수:387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언젠가부터 전 행복이 TV드라마나 CF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제 눈동자에서도 행복이 보입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좋은 일들만 생길 수가 있는지, 그렇게 늦게 오던 버스도 어느새 내 앞에 와 어서 집에가 전화를 기다리라는 듯 나를 기다려 주고, 함께보고 느끼라는 듯, 감미로운 사랑이야기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읽어보고 따라하라는 듯, 좋은 소설이나 시집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그의 생일이 찾아옵니다. 그의 생일날 무슨 선물을 건네줄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참 이뻐 보입니다. 언제나 나를 떠올릴 수 있게 메모나 지갑을 겸할 수 있는 다이어리 수첩을 사줘볼까 하며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내 모습이 그렇게도 행복하게 느껴 질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머리를 감으며,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걸 알 수 있을때, 문득문득 불안해 지곤 합니다. 사랑하면 안 되는 데, 또 그렇게 되면 안되는데, 버스가 너무 빨리와 어쩔 수 없이 일찍 들어간 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전화기만 만지작 만지작 쳐다보고 있으면 안 되는 데, 감미로운 사랑이야기를 테마로 한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게 되면 안 되는 데, 읽을 만한거라고는 선물 받았던 책 밤새도록 뒤적이며..울고 또 울게되면 안되는데. 입을 맞추고 싶다가도 손만잡고 말아버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일선물 하나 고르는데 이번에 또 잘못되더라도, 기억 속에 안 남을 선물을 고르려고 노력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번에 또 그렇게 되면 죽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인가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또 생기고 말았습니다. 제가 처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때 그 사람에게 들려줬던.. 이병헌앨범에 수록되어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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